구약: 사무엘 상 17장 31-49절
신약: 마가복음 4장 35-41절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했던 일생 중 폭풍우치는 바다 위에서의 이야기는 우리가 낭패와 곤란에 처한 시험의 기간동안 우리를 구하시려는 주님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자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주님께서 배고물에서 주무시고 있었다는 것은 제자들이 주님을 먼저 찾아 갈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우리가 어떤 위급한 상황이 오면 자기가 지닌 지식이나 능력으로 이겨보려하지 주님께서 성경을 통해 가르치신 말씀의 지혜나 또 전에 우리를 어떻게 도우셨던가 하는 기억들을 잊어 버리는 것을 상징합니다.
사람이 물질적이고 자연적인 상태에 있을 때는 주님을 믿는 마음을 가질 수 없으며, 또한 주님 구원의 섭리를 깨달을 수 없습니다. 그때는 자신의 욕망이나 세상적인 욕구 등에 모든 정신이 쏠려 있기 때문에 천상적(celestial)이나 영적인(spiritual)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그 욕망의 폭풍과 파도 속에 빠져 헤매게 될 때 주님께서는 주무신다고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마음의 평정을 찾게 되는 때가 바로 영적인 것들을 깨닫게 되고 주님이 올바로 인식되는 순간입니다. 주님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정을 갖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를 잔잔케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너희가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셨던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며 우리가 받아들인 모든 지식과 경험과 기억들이 때로는 우리 자신을 진리와 단절되게 둘러친 담이 되기도 합니다. 내 것이라 여기며 소유하고 누렸던 모든 것도 사실 모두 우리에게 잠시 맡겨진 것들임을 깨닫고 그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는 마음을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돈도, 명예도, 지식도, 체면도, 심지어는 가족까지도......잠시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맺어진 인연이었음을 깨달아 나이가 들수록 소욕과 집착으로 채워진 자신의 마음을 비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평생 비우는 삶을 살으신 법정 스님의 글을 인용해 봅니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버릴 수 없는 것은 그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얻지 못하니 이것이 너와 내가 숨 헐떡이며 욕심 많은 우리네 인생들이세상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이라 하지 않더냐.
사람들마다 말로는 수도 없이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린다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마음속에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버려야만 하는지 알지 못하고 오히려 더 채우려 한단 말이더냐
사람들마다 마음으로는 무엇이든 다 채우려고 하지만 정작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몸 밖에 보이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허울 좋고 게걸스런 탐욕 뿐일진데
사람아,,,그대가 버린것이 무엇이며 얻는 것 또한 그 무엇이었단 말이더냐. 얻는 것이 비우는 것이요, 비우는 것이 얻는다 하였거늘 우엇을 얻기 위해 비운단 말이더냐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것은 끈적거린 애착과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과 불만족스러운 무거운 삶뿐인 것을 비울 것이 무엇이며 담을 것 또한 무엇이라 하더냐
어차피 이것도 저것도 다 무거운 짐인걸,,,
-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중 -
